미국이 시작한 반도체 규제에 중국의 반도체 굴기를 좌절시키고 있습니다. 중국은 반도체 자립을 위해 천문학적인 투자를 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중국은 이런 상황에 대비를 제대로 하지 못한 것 같습니다. 중국이 왜 미국의 규제에 당하고 있는지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중국 반도체 굴기 → 미국이 느낀 위기감
우리는 5G와 MEC를 중국이 가장 앞서 나갔다는 사실에 놀랄 수밖에 없었습니다. 미국은 놀라움을 넘어서서 패권국의 지위를 넘겨줄지도 모른다는 위기감을 느꼈습니다. 화웨이는 그들의 통신장비에 하이실리콘의 반도체를 결합시켜 시장의 리더가 되려고 시도했습니다. 반면, 미국은 이에 대한 경쟁에서 중국에 크게 밀리고 있었습니다. 중국의 계획이 현실화된다면 미국은 GDP 규모 역전뿐만 아니라, 미래 신사업에 대한 주도권을 넘겨줘야 하는 위치에 처하게 되었습니다. 이에 미국은 트럼프 정부부터 중국의 반도체 굴기 정책에 대한 공격을 하기 시작합니다.
미국 반도체 규제 시작, 화웨이의 몰락 (미중 갈등의 신호탄)
화웨이는 중국 정부의 계획대로 한때 글로벌 스마트폰 시장 1위를 차지한 바 있습니다. 또한, 화웨이의 자회사 하이실리콘은 팹리스 기업으로 AP 시장의 3위까지 올라가기도 했었습니다. 그러나 그 영광은 그리 오래가지 못하게 됩니다. 미국의 반도체 규제가 시작되었기 때문입니다. 미국이 공격을 시작했을 때만 해도 화웨이의 성장에는 큰 영향이 없을 것이라고 전문가들은 예상했습니다. 중국에는 믿을 만한 메모리 반도체 제조사인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있었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영국 반도체 기업인 ARM이 화웨이 제재에 동참하기 시작하면서 중국의 반도체 굴기의 위기는 시작됩니다. 이전 글에서 비메모리 반도체는 IP가 중요한 이유를 설명한 바 있습니다. 특히 스마트폰 생산을 위해서는 AP 설계구조 및 IP가 반드시 필요합니다. 화웨이는 미국의 퀄컴과 브로드컴에서 생산하는 반도체 칩과 IP의 이용권을 사용하지 못하게 됐을 뿐만 아니라, ARM의 설계 IP 라이선스도 가져올 수 없게 되었습니다. 이렇게 미국은 하이실리콘이 화웨이의 핵심 반도체 설계를 못하게 막아 버립니다.
중국이 메모리 시장을 장악 못한 이유 (기술 장벽, 미국 견제)
메모리 반도체 시장은 삼성전자, SK하이닉스와 마이크론이 80% 이상 과점하고 있는 시장입니다. 특히 D램은 캐퍼시티라는 독특한 구조물 때문에 기술 장벽이 높아 신규 기업이 진입하기 어려운 부문입니다. 미국도 이를 알고 있기에 중국 기업이 D램 시장에 진출하지 못하도록 강도 높은 견제를 하고 있습니다. 이에 중국 정부는 낸드 플래시 부문에 엄청난 지원을 했고, 작지만 의미 있는 성과도 보였습니다. 대표적인 사례가 YMTC의 시장 진입입니다. 그러나 YMTC도 다른 중국 반도체 기업과 마찬가지로 재정적 위험에 빠져 있는 상황입니다. 이는 정부가 아무리 공중에서 돈을 뿌린다고 해도 글로벌 시장에 고 기술 제품을 지속적으로 공급하지 못하면 살아남을 수 없다는 것을 보여줬습니다.
중국이 비메모리에서 고전하는 이유 (파운드리, EUV 장비)
앞 글에서 살펴보았듯이 모바일 디바이스의 기술 발전과 데이터 센터 확충으로 인해 비메모리 반도체의 수요는 급증하고 있습니다. 그중에서도 파운드리의 중요성은 갈수록 높아지고 있습니다. 중국은 반도체 설계는 수준급이지만, 생산 능력은 매우 낮습니다. 항상 그렇듯이 첨단 기술이 적용된 파운드리 공정에서 안정적으로 반도체 생산을 공급받지 못하면, 글로벌 시장에서 살아남지 못합니다. 그래서 삼성전자와 TSMC의 도움이 필요합니다. 그러나 이 두 회사도 현재 공장을 100% 가동할 만큼 반도체 생산 주문이 끊이지 않고 있습니다.
특히 중국이 반도체 제조 과정에서 가장 큰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은 EUV 장비입니다. 이는 네덜란드의 ASML이 생산하는데, 정치적인 문제로 중국에 공급하지 않고 있습니다. 참고로 ASML은 3분기 EUV 장비 매출액만 5조 3290억 원을 기록했습니다. EUV는 미세화 공정에 반드시 필요한 장비이며, ASML 외에는 대체 불가한 상황입니다.
중국 반도체 현황과 정책
현재 중국의 반도체 자급률은 15%에 불과합니다. 반도체 1기 펀드(1,387억 위안)를 조성해 반도체 산업을 지원했지만, 결과는 매우 초라합니다. 특히 중국 파운드리의 희망이라 불리던 HSMC는 창업자들이 잠적하는 사태까지 발생했습니다.
중국 정부도 상황이 그들에게 불리하다는 것을 알고 있습니다. 그래서 그들은 인프라 투자를 통한 첨단 산업의 내수 시장을 확대한다는 복안입니다. 또한 핵심 소재, 부품, 장비를 내재화에 성공하여 미국의 견제를 이겨내겠다고 생각하는 것입니다. 이를 위해 중국 정부는 세제, 투자, 융자, 연구 개발 등 8개 부문에 정책을 재정한 바 있습니다.
미국의 반도체 굴기 (파운드리 경쟁력 확보)
미국은 자국 내 완전한 반도체 생태계 구축을 원하는 것 같습니다. 미국은 중국을 상대로 초 고강도 제재를 가하는 동안 자국 반도체 기업들이 글로벌 시장에서 최고가 될 수 있도록 적극적으로 지원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미국의 정책들은 아이러니하게도 중국이 했던 정책을 벤치마크하고 있습니다.
특히, 투자세액공제가 가장 대표적인 정책입니다. 2024년까지 반도체 제조 설비와 그 안의 반도체 장비 투자비의 40%를 환불한다는 내용입니다. TSMC와 삼성전자와 같은 파운드리 업체를 미국으로 불러들이겠다는 의지입니다. 파운드리 분야에 취약한 미국의 입장에선 반도체 패권을 가져오기 위한 승부수라고 보입니다. 또한 그동안 미흡했던 정부 차원의 R&D 예산도 배정한다는 계획입니다.
미국 반도체 규제에도 살아남을 길: 기술력과 생산력 확보
한국의 반도체 기업들은 현재 아주 중요한 기로에 서있습니다. 중국의 반도체 굴기가 성공하기 어려운 상황인 것은 다행이지만, 미국이 제조 부문까지 독식하겠다고 나선 것은 큰 위기가 될 수도 있습니다. 삼성전자는 미국에 공장 증설 계획을 발표하면서 미국의 정책에 보조를 맞춰가고 있습니다. 미국과 중국의 싸움에서 한국 기업들이 살아 남기 위해서는 ARM과 ASML과 같은 독보적인 IP 혹은 장비를 보유하거나, 파운드리 경쟁력을 확고히 지켜내야 할 것입니다.
'Investment Trend' 카테고리의 다른 글
<미국 금리인상> 인플레이션 발생이 불러온 FOMC의 자이언트 스텝 (0) | 2022.11.13 |
---|---|
(금리 기초 지식) 미국 금리인상과 달러 환율 상승의 상관관계 (0) | 2022.11.12 |
스마트폰 시대, 메모리와 비메모리 반도체 차이와 경쟁력 (파운드리의 전진) (0) | 2022.11.10 |
<반도체 8대 공정> 반도체 후공정 업체 순위 결정 요인은 무엇일까 (FC BGA, FO-WLP) (0) | 2022.11.09 |
<반도체 8대 공정>, 반도체 전공정이란 무엇인가 (ASML의 독주) (0) | 2022.11.08 |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