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는 계속해서 발전하고 있다. 이 글에선 기존의 value chain에 대해 알아보고 그 안에서 투자의 key factor를 찾아보도록 하겠다. 이번 시간은자동차 산업의 변화와 성장 로드맵을 이해하기 위한 준비 단계라고 생각하고 편안하게 읽어 보기를 권한다.
자동차 산업의 특징
전통적으로 자동차 산업은 완성차업체(현대차, 기아차)와 부품사간 수직 계열화된 사업구조를 형성하고 있다. 자동차는 기본적으로 차체, 엔진 부품, 새시부품, 내/외장재, 그리고 전장부품이 조립되어 완성되는 제품이다. 완성차업체는 수많은 협력업체에서 부품을 조달받은 후 수만명의 노동자가 자동차를 생산한다. 따라서 인력의 높은 숙련도가 요구된다. 이런 성격 때문에 자동차 회사는 관리운영기술 노하우가 매우 중요하다.
자동차의 전통적인Value Chain (프레스→차제→도장→조립)
기존의 자동차 산업은 크게 완성차업체, 부품 업체, 타이어 업체로 분류된다. 앞으로의 value chain 분류 방법이 달라야지 투자에 도움이 되겠지만, 우선 전통적인 방법을 알아야 자동차 산업의 벨류 체인을 알 수 있기에 간단히 알고 넘어가자. 보통 자동차는 프레스 → 차제 → 도장 → 조립 단계를 거쳐 생산된다. 프레스란 현대차가 현대제철에서 공급받은 철판을 압착시켜 구조물을 찍어내는 것을 말한다. 이렇게 만들어진 구조물을 조립해 하나의 body로 만드는 것을 차체 제작이라고 한다. 도장은 쉽게말해 차체에 페인트칠을 하고 방음, 방진 작업을 하는 것을 말한다. 마지막으로 각 부품들을 차체에 조립하는 조립 단계가 진행된다.
조립단계에서 우리가 흔히 알고 있는 자동차 부품 기업들의 생산품들이 완성 자동차에 조립되는 것이다. 완성차 업체는 엔진, 미션 등 핵심 부품만 자체 설계 및 생산하고 그 외에는 협력업체에 의존한다. 물론 엔진과 미션도 내부 세부 부품들도 협력업체들로 부터 조달한다. 현대차와 기아차에 납품하는 협력업체만 70여곳이 넘는다. 완성차 입장에서는 부품 공급망의 안정성을 이유로 각 부품별로 공급업체를 두 곳 이상 선정한다. 자동차 부품업체가 일정 수준 이상으로 규모를 확대하지 못하고 낮은 마진률에 만족해야 했던 이유다.
부품 업체의 새로운 시도 - 전자화와 모듈화
그러나 세상이 변하고 있다. 아직까지도 완성차 업체의 물량 파워를 무시할 수는 없다. 그러나 부품 업체들이 예전처럼 5% 이하의 영업이익률 기록에 멈추어 있을 시대는 지났다. 그 이유가 자동차의 전자화와 모듈화이다. 자동차는 움직이는 기계에 국한된 것이 아니라 IT제품으로 용도가 확대되고 있다. 그동안 자동차 업계가 엔진 기술과 주행 성능에 대한 개발을 꾸준히 해 준 덕분에 오늘날 대부분의 대중적 자동차들은 성능이 대동소이하다. 소비자들은 이제 달리는 성능은 기본이고 편안하고 재미있는 주행을 원하기 시작한 것이다.
또한 자동차 업체들은 비용 효율화를 위해서 부품들을 각각 따로 생산하는 것이 아니라 연관성이 있는 부품들을 한 부분으로 묶어서 생산하기 시작했다. 이를 모듈이라고 이라고 하는데 자동차 부품업체가 통합되고 대형화되는 이유이다. 그만큼 완성차 기업과 협상력도 제고 되고 있다.자동차 한 대를 생산하는데 3만여 가지의 부품이 필요하다. 완성차 회사도 부품사가 자금난에 시달리게 되고, 품질에 문제를 일으키는 일이 있으면 곤란해진다. 이러한 이유로 그들도 부품 모듈화에 대해 반대만 하지 않는다. 오히려 현금결제의 비중을 늘려 매입채무를 줄여주는 모습도 보이고 있다.
자동차주 투자의 Key Factor (환율, 노사관계, 매출채권, 매입채무, 재고자산)
투자자들은 자동차주에 접근할 때 단순히 신차 스케줄만 보고 투자하는 경향이 있다. 물론 이러한 접근법이 100% 틀렸다고 하지는 않겠다. 그러나 신차 기대감이 이미 주가에 반영되었는데 투자를 집행한다면 큰 수익을 얻기 힘들 것이다. 우리는 그 효과를 주가가 얼마나 반영하고 있는지 세밀히 분석하기가 외국인과 기관 투자자들에 비해 쉽지 않다. 그렇다면 기본적으로 투자하고자 하는 종목이 지금 투자할 매력이 있는지 알아보기 위해 몇 가지 key factor들을 체크할 필요가 있다.
▶ 환율
완성차 업체들의 매출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거시경제 지표는 환율이다. 현대차의 경우 매출액의 60% 이상이 해외 수출에서 발생한다. 국내 자동차 판매량 증가 추이가 2015년을 기점으로 3%대에 머물고 있기 때문에 기업이 해외로 눈을 돌리는 것은 당연한 것이다. 반면 원가의 외화 지출은 10% 초반에 불과하다. 이렇다 보니 현대차의 경우 원/달러 환율이 10원 상승하면 영업이익은 약 2,000억원 증가한다. 환율에 대한 민감도가 크고, 물류비용에 대한 부담도 상존한다. 이는 현대차, 기아차가 해외 직접 투자에 매력을 느끼는 이유 중 하나이며, 거대 시장인 미국의 알리바마와 조지아에 왜 대규모 투자를 집행했는지 알 수 있는 대목이다. 참고로 이 글에선 정치적인 부분은 제외한다.
▶ 노사관계
완성차의 제조원가 비중은 높다. 현대차의 매출원가는 매출액 대비 평균적으로 75%를 넘는다. 대부분이 인건비다. 앞에서 설명했듯이 자동차 산업은 숙련된 노동력이 반드시 필요하다. 그러다 보니 매년 노사문제가 생겨도 기업이 큰 목소리를 내지 못한다. 따라서 안정적 실적 유지를 위해 협력적 노사관계가 구축되어야 한다. 다만, 앞으로 기술 발전이 공급 측면에서도 새로운 변화를 일으킬 수도 있다. 글로벌 기업들의 경우 이미 많은 생산 공정에 로봇을 투입했다. 아직은 조립공정 자동화율을 높이기엔 한계가 있지만, 기술의 발전이 이를 대체해 나갈 것이라 본다.
▶ 매출채권
현대차와 기아차의 해외 현지법인은 딜러들에게 자동차를 외상으로 판매한다. 또한 국내에서도 대량 구매업체에 판매시 외상으로 판매한다. 이 외상이 바로 회계상 매출채권이다. 회사는 당연히 빨리 현금을 회수하는 것이 좋다. 반대로 매출채권이 빠르게 회수되지 않는다면 유동성에 문제가 생길 가능성도 있다. 따라서 매출채권 회전율이 일정 수준을 잘 유지하고 있는지 확인할 필요가 있다.
▶ 매입채무
완성차 업체는 부품사로부터 부품대금을 외상으로 결제하는 경우가 많다. 이 외상대금이 완성차 입장에서는 매입채무가 된다. 따라서 완성차의 매입채무와 부품사의 매출채권을 교차해서 확인해 볼 필요가 있다. 앞에서 언급했듯이 최근에는 부품사들의 매출채권 회사가 빠르게 이루어지고 있지만, 일시적인 요인으로 완성차의 매입채무가 상승할 수 있으니 주의가 필요하다.
▶ 재고자산
완성차 기업은 현금 융통성을 높이기 위해서라도 재고자산을 쌓아가고 싶어하지 않는다. 부품사 입장에서는 완성차의 재고자산이 많으면 자신들의 생산품이 더이상 공급될 여유가 없다는 것을 의미한다. 따라서 우리는 소비심리 위축이나 해당 자동차 회사의 윤리적 이슈로 인한 자동차 판매 추이에 민감하게 반응해야 한다. 따라서 자동차주 투자자들이 정기적으로 한국자동차산업협회(KAMA)에서 발표하는 자동차 판매량을 확인하는 것은 필수이다.
변화하는 세상에 던져진 자동차 산업
이번 글을 통해 자동차주 투자시 알고 있어야할 기초 지식에 대해서 알아보았다. 이런 투자 지식만 보유해도 좋은 자동차 주식을 선택하는데 큰 문제는 없을 것이다. 하지만 서론에서 말했듯이 세상은 변했고, 더 변할 것이다. 다음 글에서는 자동차 산업이 현재 어떤 변화에 직면했는지, 앞으로 어느 방향으로 발전해 나갈지 알아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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