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료 기업들의 실적 성장세가 부각되고 있다. 전쟁과 중국의 비료 수출 금지 정책이 국제 비료 가격을 상승시키고 있기 때문이다. 기업들 간의 경쟁 우위를 알아보기 위해서 무기질 비료와 유기질 비료 기업으로 분류해 보고자 한다. 각 사의 주요 제품이 무엇인지 살펴보도록 하겠다.
무기질 비료 (화학비료)
무기질 비료는 화학 공정을 거쳐서 만든다고 해서 화학 비료라고 부르기도 했다. 무기질비료는 암모니아, 유황, 인광석, 유황 등의 원재료를 가공하여 질소, 인산, 비료 칼륨을 만드는 것이다. 많은 사람들이 화학비료가 화학 공정을 통해 생산된 인공물질이라는 이유로 유해하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화학비료는 앞에서 언급한 원재료로 만드는 무기질 양분이지 화학적으로 합성한 물질은 아니다. 따라서 화학비료도 올바른 사용법을 지키고 적당량을 사용하면 토지의 염류집적 현상과 산성화가 나타나지 않는다. 화학비료도 자연현상(비, 바람, 태양 등)으로 발생하는 물질 순환 과정 속에서 토양에 자연스럽게 융화되기 때문에 토양과 최종 소비자에게 무조건 해를 끼친다고 말하기는 어렵다.
▷ 질산질 비료의 원료: 암모니아(NH3)
암모니아는 이전 글에서 살펴본 비료의 3 원소 중에 질소질 비료의 원재료가 되는 중간 제이다. 암모니아는 납사의 화학 공정을 통해 생산되었으나, 기술의 발달로 나프타보다 가격이 저렴한 LPG에서 질소를 추출하여 무수 액체 암모니아를 제조한다. 암모니아는 제조공정에 따라 요소비료와 황산암모늄 비료 제품으로 생산된다. 요소 비료는 암모니아와 탄산가스를 원료로 제조되며, 질소함량이 45% 이상이다. 한편 황산암모늄은 황산기(SO42-)를 가지고 있고, 질소 함량이 20% 이상이다.
질산질 비료의 대표적인 기업이 우리가 가장 잘 알고 있는 남해화학이다. 남해화학의 2021년 암모니아 연간 생산량은 43만 톤에 이르며, 해당 부분의 매출액만 2,790억 원을 넘어섰다. 또한 요소, 복합, 맞춤형 비료 모두 합해서 총 119만 6천 톤을 생산하였으며, 매출액은 5,456억 원에 달했다. 한편 카프로는 롯데 정밀화학으로부터 암모니아를 받아와 유안비료를 생산하고 있다. 카프로는 2021년 유안비료를 연간 74만 5천 톤 생산한 바 있다.
▷ 인산질 비료의 원료: 인광석
인산질 비료는 인광석을 기본으로 다른 물질들을 혼합하여 만든 제품이다. 대표적으로 용성인비, 과석, 그리고 용과린이 있다.
- 용성인비: 인광석과 사문석을 혼합하여 녹인 후 급랭하여 만든 제품. 광물질 비료로 황산 성분 없음
- 과석: 인광석 분말과 황산을 결합하여 만든 제품. 황산 성분 함유로 향과 단맛에 더 유리
- 용과린: 용성인비 + 과석. 개간지, 노후 토지, 결핍 토양에 사용하면 효과 좋음
남해화학의 경우 인광석을 모로코, 나우루, 이스라엘에서 수입해오고 있다. 또한 2022년 3분기 인광석 매입액은 1,214억 원으로 전체 비료 및 화학사업 부문의 7.7%에 달한다.
▷ 칼리질 비료의 원료: 비료용 가성 칼륨 (KCI)
칼리질 비료는 일반적으로 비료용 가성 칼륨(수용성 칼륨)을 기반으로 만들어진 제품을 말한다. 수용성 칼륨은 염화칼륨(KCI)과 황산칼륨에 여러 가지 추출법을 적용하여 생산된다. 염화 칼리의 수용성 칼리 함량은 60% 이상이며, 황산 칼리의 수용성 칼리는 47% 이상이다. 대표적으로 남해화학의 경우 지난 3분기 염화칼륨을 원재료로 매입한 금액이 803억 원(비료 원재료의 5.1%)에 달하며, 대부분 캐나다와 러시아, 벨라루스에서 수입해 온다. 한편 국내에서 가성칼륨을 전문적으로 생산하는 기업으로 유니드가 있다. 다만, 가성칼륨의 전방사업이 비료만 있는 것이 아니라서, 사업보고서만 참고하여 비료용 매출액만 산출하기엔 어려움이 있다.
유기질 비료와 유박 비료 그리고 부산물 비료(퇴비)
유기질 비료와 유박의 차이점과 원재료의 양분 함유량에 따른 상대 가격을 살펴보도록 한다.
▷ 유기질 비료와 유박
유기질 비료는 동물과 식물을 합쳐서 만든 제품을 말하고, 유박은 식물성 재료만 사용하여 생산된 비료를 말한다. 유기질비료는 어분, 골분, 대두박, 미강박, 채종 유박, 아주까리박, 야자박, 옥수수박, 팜박 등을 재료로 사용한다. 흔히 천연성분 원료를 사용해서 친환경적이라고 단정하는데 꼭 그렇지는 않다. 유기질비료도 토양에 과다하게 공급되면 염류집적을 유도하기도 하며, 암모니아와 같은 독성 가스가 발생하기도 한다. 유기질 비료도 유기물이 분해되어 무기질 형태가 되어야 식물에 흡수되기 때문에 무기질 비료와의 효과 차이는 크게 나지 않는다.
유기질 비료와 유박비료는 양분 함유량에 따라 원재료 가격이 달라진다. 각 원재료의 상대 가격과 양분 현황은 다음과 같다.
- 어분: 190/ N+P = 10%
- 골분: 140/ P = 15~20%
- 대두박: 130/ N = 6%, P = 2%, K = 1%
- 미강박: 110/ N = 2%, P = 4%, K = 1%
- 채종 유박: 100/ N = 4%, P = 1%, K = 1%
- 아주까리박: 70/ N = 4%, P = 1%, K = 1%
- 팜, 야자, 옥수수박: 30: N + P + K = 3~5%
어분부터 가장 비싸고 양분 함량이 가장 높으며, 아래로 내려올수록 가격이 싸지고 양분 함유량이 낮아진다. 이러한 이유로 국내에서는 팜, 야자, 옥수수박의 사용은 전체 사용량의 20%로 제한하고 있다. 저가 제품군은 양분 함량이 낮고, 발효가 잘 안 되기 때문에 사용 비중이 높으면 비료의 효과가 느려지기 때문이다.
▷ 부산물 비료(퇴비)
부산물 비료는 가축분을 톱밥 등과 혼합하여 발효시킨 비료를 말한다. 원재료의 특성상 물에 잘 녹아 자연적인 빗물에 바로 효과가 나타난다는 장점이 있다. 다만, 무기질 비료와 함께 사용 시 영양분이 과다하게 공급될 수 있기 때문에 원재료의 혼합비율 확인이 매우 중요하다.
국내 대표 유기질 비료 기업
효성오앤비는 유기질비료와 부산물비료의 제조와 판매를 영위하는 기업이다. 2021년 매출액과 영업이익은 각각 340억 원과 43억 원을 기록했다. 주요 제품으로는 혼합 유박(42%)과 혼합 유기질(24%), 유기 복합 비료 (2%), 부숙 유기질 (14%)이 있다. 유기질 비료 제품이라고 해서 100% 유기질 비료와 혼박 비료를 사용하는 것이 아니라 유기물 70% 이상을 사용하고 있다. 혼합 유박의 원재료는 아주까리 유박을 사용하고 있다.
조비는 첫 거름 혼합 유박이라는 유기질 비료 제품을 판매하는 기업이다. 조비는 2021년 매출액 846억 원, 영업이익 31억 원을 기록했다. 한편 지난 3분기 기준 유기질 비료의 매출 비중은 5.5%에 불과하지만 점차 증가하는 추세이다. 아직까지는 위에서 살펴본 카프로처럼 유안비료 회사로 구분하는 것이 타당해 보인다.
최근 비료주 주가 상승 요인
우크라이나-러시아 전쟁으로 인해 가성칼륨 가격 상승이 비료 가격에 전이되면서 비료주들이 주가가 급등한 바 있다. 전 세계 염화칼륨 생산 비중은 캐나다 39%, 벨라루스 21%, 러시아 20%이다. 가성칼륨의 원재료인 염화칼륨의 생산량 40%가 전쟁으로 인해 생산이 불확실해 지자 비료 가격이 급상승하는 현상이 나타났다. 이는 비료 관련주들의 주가 상승을 견인했으며, 실제로 지난 1분기부터 3분기까지 비료업체들의 실적은 100% 이상 증가했다.
중국의 자국 비료 수출 금지 정책도 국내 비료 업체들의 실적 증대에 큰 기여를 했다. 중국은 지난해 8월부터 자국의 식량 안보를 이유로 비료 수출 금지 정책을 고수하고 있어, 중국의 비료 수출량이 월간 4만 톤까지 감소한 상황이다. 전문가들은 중국뿐만 아니라 다른 모든 나라들에서도 비료를 비축하는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고 한다. 이러한 현상은 비료 가격 상승으로 이어졌고 비료주 상승으로까지 이어진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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